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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학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②

[ 2019-07-23 09:48:08]

 
김남식
(한국장로교사학회 회장)


여덟째, 죽음교육: 미국에서는 여러 해 전부터 죽음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타이완에서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있다. 죽음교육은 연령층의 차이나 학력에 따른 교육 내용과 교재 개발, 교육 방법과 교과과정 설계, 평가 방법, 학생들의 사회화 과정에 대한 연구, 교육의 공헌도와 영향 등의 연구를 포함한다.

아홉째, 죽음 관련 윤리와 법률: 자살, 낙태, 안락사, 사형제도 등에 관한 연구는 법률, 종교, 윤리 문제 등을 수반하며 생사학 영역에서도 중요한 담론 가운데 하나이다. 반드시 법률, 신학, 철학, 의학, 윤리학 및 사회 과학(심리학, 사회학 등) 등 유관 학과들이 서로 힘을 합쳐 연구해야 한다.

열째, 죽음의 문학 및 예술: 죽음에 관한 문학이나 예술작품의 표현 형식이나 의의, 불치병 환자들의 정신적 조절과 승화에 관한 묘사 등도 생사학이 추구하는 새로운 지식의 영역으로서 미적 감각 차원의 가치관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들 외에도, 삶의 마지막 단계와 관련되어 인간 사이에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들 모두가 생사학의 영역에 속한다. 예를 들어 지진이나 홍수 혹은 전염병 등의 천재지변, 전쟁이나 학살 혹은 집단적 자살 등으로 인한 집단사망(megadeath) 현상도 죽음과 더불어 생사학의 중요한 연구 주제가 괸다.

 
생명의 학문: 실존 혹은 실무적인 관심

 
생사학 혹은 죽음학은 극히 복잡한 현대인들의 죽음 현상과 관련을 맺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학문 영역의 연구와도 밀접하게 관련 되어 있다. 서구나 일본과 비교하여, 한국의 생사학 연구는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생사학 연구의 길을 개척하고 토착화하여 우리 자신의 사회 실정에 맞는 생사학을 내놓아야 한다.
다른 사회와 달리 한국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을 지닌 까닭에 생명을 돌보는 실무적인 방면에서 비교적 구체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생명의 학문이란 생사학의 응용과학적인 면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간의 삶 내지는 죽어감에 대한 실무적 관심의 표현이다. 생명의 학문이란 학제간 결합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의학(정신의학, 정신치료 등), 철학, 종교와 일반과학(인류학, 심리학, 사회학 등) 등과의 관계를 통한 생사학 정립을 의미한다. 이러한 학문 영역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죽음에 이르면서도 존엄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천적 의의를 달성해야한다.

생명의 학문 혹은 응용생사학은 생사학적 지식으로 삶과 죽음과 관련된 담론에 대해 연구하고, 그로부터 나오는 개념, 방법론 등의 연구 성과를 이용하여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나 방침을 제공함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응용생사학자의 첫 번째 임무는 공공정책을 제공함에 있고, 생사학 이론을 정립하는 것은 부차적이기 때문에 이론가나 순수학자로 자임해서는 안 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고문 혹은 기획자의 역할을 담당해야 마땅하다. 응용생사학자들의 생사학 및 실무에 관한 공헌은 다음과 같은 여러 방면에서 드러난다.

첫째, 호스피스 정책의 수립: 죽어가는 사람에 대한 의료, 간호 및 불치병 환자의 수용과 돌봄은 사회복지제도를 중시하는 국가에서는 반드시 서비스의 대상과 내용을 기획하고 있다. 이것은 가정상담, 의료적 돌봄, 조직의 운용, 규범제도 등 전반적이고 종합적인 기획과 설계에 관련되는데, 사회 변화의 수요와 문화적 의의 등에 부합하여 진실로 죽어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좋은 죽음'이 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장례 관리 제도의 수립: 연구를 통한 각 사회문화에 합당한 죽음 처리 방식의 정립이 필요하다. 서구사회에서는 이미 최선의 장례 관리 회사를 기획하여 국가제도의 규범, 죽음에 관한 의식 등에 맞추어 삶과 죽음 모두에서 안락함을 달성하고 있으니 참고하여 배울 가치가 있다.

셋째, 생명교육과 죽음교육의 확충: 죽음교육 종사자들은 생명교육과 죽음교육을 효과적으로 확충하기 위해서 애도 상담이나 죽음교육기관을 건립하거나 자살 방지 시스템 등을 건립하는 등의 구체적인 실천을 통한 성과를 이루어야 한다.

넷째, 죽음을 규정하는 유관 법률에 대한 협조: 생전 유서, 낙태, 안락사, 사형, 동물권 등 생명의 권리 혹은 법률과 연관된 실제적인 문제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여러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가하여 토론하고 기획하여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규범을 제정해야 한다.

다섯째, 공공위생 정책의 재건에 대한 협조: 생사학자들은 필요할 경우 반드시 공공정책 입안의 기획에 참여하고 협조해야 한다. 특히 전염병이나 중대한 총기 사고 등 집단적인 죽음의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위생 정책의 재건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연구 결과 발견한 문제 등은 위생 정책이나 재건 정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여섯째, 평가: 생사학의 또 다른 취지는 일반 공공정책에 대한 평가와 연구에 있는데 주로 정책의 실시가 원래의 목표에 도달하였는가? 실시 상황, 어려운 점과 문제는 무엇인가? 정책이 지금의 사회, 문화 시스템과 충돌하지는 않는가? 등의 물음을 담고 있다. 평가와 그에 대한 연구 결과, 발견된 문제에 대해서 진일보한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

순수과학과 응용과학의 각도에서 생사학을 일반생사학과 응용생사학으로 나눌 수 있다. 그 내용에 대해 소개하였다. 그러나 사실상 대부분의 생사학자들은 두 영역에서 균형을 이루어 이론과 실무가 상호보완적인 관계임을 잘 보여 준다. 생사학의 원리로 죽음과 관련해 드러나는 실제적 문제를 해결하여 학문의 생명이 성취되고, 문제해결 과정에서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여 생명으로서의 학문을 창조하여야 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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