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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에 쓰는 목사의 죄 ⑦

[ 2012-07-18 18:03:57]

 

- 짜깁기 설교 -

조정칠 목사

 

설교란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다. 그런데 어떤 설교는 듣다 보면 참 쉽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설교 서론에 쓰는 도입부에 항상 그 주간에 뉴스로 보도된 이슈로 화두를 삼는다. 일년 내내 그런 식으로 설교하는 목사를 보면 그런 설교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마이클 잭슨이 죽었을 때는 몇 주일을 그의 죽음으로 도배를 하여 설교를 했다. 성경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교인들은 모르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최근에는 스티브 잡스의 죽음도 그런 설교 맨트로 애용한다. 교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무슨 이야기나 할 수 있는 것을 몰라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지금이 그렇게 한가한 때인지 묻고 싶다.

 

뉴스가 차고 넘쳐서 주체할 수 없는 시대에 교회 강단마저 그런 구식 설교로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누더기처럼 이것저것 꿰매지 말고 참신한 설교 좀 연구하면 안 될까?

 

계절마다 벌어지는 스포츠 결선이 있을 때는 어김없이 목사는 스포츠 해설을 설교에 도입한다. 설교의 예화를 쓰는 데는 범위가 제한된 것이 없다. 그런데 그 예화조차 식상할 정도로 교인들이 알고 지나간 것들이다. 그런 재탕을 하면서도 자기는 특종을 낚은 듯이 열을 올린다. 그런 한가한 소리를 성경 이야기보다 훨씬 더 과장되게 성경의 부록처럼 얼버무린다.

 

옛날에 옷감이 비쌀 때는 양복에 구멍이라도 생기면 곧장 짜깁기로 수선을 하곤 했다. 짜깁기는 아무나 하는 기술이 아니다. 옷감의 결을 원단처럼 맞춰 내는 예술적인 솜씨였다. 설교의 짜깁기도 아무나 할 수는 없다. 어떤 분야에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하기가 쉽다.

요즘 방송 설교를 듣다 보면 짜깁기 선수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말 솜씨도 일품이고 아는 지식도 수준급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그런 실력으로 성경을 제대로 파고 들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요즘 나돌아 다니는 설교를 들어 보면 왜 그렇게 답답한지 모르겠다. 성경을 설교 교본으로 짜깁어 놓은 함량 미달 설교가 수두룩하다. 복음의 매력에 기절하게 좀 해 주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들을 만한 이야기라 해도 성경 말씀에 견줄 수는 없다.

열광하는 운동 경기가 스릴이 있다 해도 예수님의 이야기에 비교하기에는 어림도 없다. 성경은 옛날 할아버지의 고담이 아니다. 이따금씩 써먹는 덕담도 아니다. 끝없이 깊고 높은 우주 저 넘어까지 보고 느끼게 하는 신비이다. 과학은 우주 정복에 나선지 오래이다. 우주로부터 전송되는 정보가 엄청나다. 그런데 우리는 하늘에서 들려 주는 소리를 들으려고나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인적 자원은 역대 어느 시대보다 막대하다. 세상은 자고 나면 깜짝 깜짝 놀랄 소식들을 전해 준다.

그런데 교회는 뭣을 하고 있는지 잠꼬대를 하지 않나 싶다. 지식도, 재력도, 조직력도, 기동성도 넉넉하다. 그런데 왜 이러고 있을까?

예수님의 탄식이 생각날 뿐이다. 인자가 올 때에 믿음을 보겠는가? 누구에게 하신 말씀인가? 목사들에게 하신 말씀 같다. 교회들은 지금 살아 있다고 말하기가 너무 거짓스럽다. 촛대를 옮기시겠다던 에베소 교회보다 나은 교회가 어디 있는지 보고 싶다.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미지근하여 토해 버리시겠다는 라오디게아 교회보다 나은 교회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벗은 것도 모르고, 눈먼 것도 모르고, 가련한 것도 모르는 감각이 마비된 것이 목사의 죄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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