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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 여학생 입학제한 어떻게 볼까?

[ 2014-10-15 14:01:22]

 

「총신원보」 정정숙 교수에게 듣다

 

총신대학교 운영이사회가 M. Div.과정에 여학생 입학제한 결의를 하자 여기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총신원보」(2014년 10월 7일, 제233호, 8면)는 <명사 인터뷰>란에 총신 M. Div. 1호(신대원 62회)인 정정숙 교수에게 문의하였다. 봅보는 인터뷰 기사중 여성 M. Div. 문제만 전제한다(편집자 주)

 


⁕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총신신대원 여원우들의 M.div과정 여성입학 제한에 관한 교수님의 생각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으로 우리 교단 지도자들과 총신 운영이사들의 여성교육에 대한 이해의 수준에 실망했습니다. 이것은 그분들이 안수권과 교육권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신대원 여학생들이 목사안수를 해달라는 것도 아닌데 거의 50년간 계속되어온 여성 교육을 구체적인 연구도 없이 결정했다고 봅니다.

안수문제는 교단의 신학과 정책에 따라 결정되지만 교육권의 박탈은 교육에 대한 성차별입니다. 여기에 대해 원우들과 여동창들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하고 ‘교육자’인 신대원 교수들의 공식적인 의사 표시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성 신학교육의 필요성과 장단점, 여성 신학교육이 정말로 불가한지?, 그렇다면 그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여기에 대한 대응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제2의 기저귀 사건’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 결정이 저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리라고 봅니다. 만약 재단이사회가 운영이사회의 결정을 강행한다면, 동창들과 원우들이 힘을 합해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서 투쟁해야 할 것입니다.


⁕ 교수님께서는 총신 여성 M.div 1호 졸업생이신데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당시 신대원 입학과정과 여원우를 바라보는 분위기는 어떠했는지요?

1965년까지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여학생들이 신대원(당시에는 총회신학교 신과라고 불렀음)에 입학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저는 영등포지역에서 처음 시작된 도시산업선교회에 소속되어 공장에서 함께 일하면서 주일 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그들의 가족이 굶어야 하는 여공들에게 선교하면서 절실하게 필요한 전도방법론을 배우고 싶어서 신대원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일을 상의하려고 당시 담임목사이며 총신신대원 교수로 봉직하던 차남진 목사를 찾아갔드니, 제게 6개월을 기도하라고 하였고, 그후 3개월을 더 기도해 보고 오라고 하고, 그다음 3개월을 더 기도를 해본 후에 오라고 하여 꼬박 1년을 기도하게 하였습니다.

입학 후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담임 목사는 신대원 입학을 원하는 내게는 기도로 하나님의 응답을 얻게 하면서, 학교에서는 매월 열리는 정기 교수회에서 여학생 입학문제를 안건으로 제기했으나 번번히 부결되었답니다. 그해 10월부터는 지원하는 여학생이 있느냐고 물어보고 있다고 하니 교수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되기 시작했고 그후 몇 개월 동안의 논의를 거쳐서 박윤선, 명신홍, 차남진, 간하배 교수가 동의하고 제청하여 여학생 입학을 허가하게 되었답니다.

그 이듬해인, 1966년의 입학시험에 3명의 여학생이 응시하여 모두 합격했습니다. 김경자, 안춘진, 정정숙이었습니다. 그중 김경자는 몇 학기가 지난후 결혼하여 떠나고 나머지 두 사람은 함께 졸업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학교가 용산에서 사당동으로 옮겨온 직후였고, 건물은 현재 종합관이 자리잡고 있는 그 자리에 건물의 골격과 벽은 있지만 유리창도 없는 창고같은 미완성 건물이었습니다. 한 시간 시험을 치고 나오니 옆자리에 앉았던 응시생이 “여자는 목사도 못될 것인데 뭐하러 시험을 치러 왔냐?”고 물었습니다.(이렇게 물었던 사람은 성남에서 평생 목회한 K목사입니다).

입학을 하고 보니 함께 공부하는 연령층이 다양했습니다. 김정웅(태국 선교사), 정필도(부산 수영로교회), 정정숙(총신대), 김수명(미국)등은 제일 나이 어린 층이었고, 이종윤(서울교회), 신성종(충현교회), 최성구(창대교회), 이정호(천안장로교회), 김주원(대전중부교회), 예종탁(동현교회), 등등 다재다능한 인재들이 가득했습니다.

공부가 재미있어서 열심히 공부한 결과로 제가 삼년 동안 계속하여 전교수석을 하자 구박이 심했습니다. ‘여자가 남자 망신을 시킨다’는 것이 구박의 이유였고, 심지어 어떤 동기생은 인사도 안하고 외면하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런 분위기였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모르는 것이나 궁금한 것이 있어도 질문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불신가정에서 반대하는 신학공부를 하다 보니 방과 후에는 그룹과외를 하고, 주말과 수요일, 금요일은 고등부 학생을 지도하는 교육전도사로 사역을 하면서 정말로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데 천사들의 모임일 것이라는 저의 기대와는 달리 학교의 분위기가 너무 성차별이 심하여 한동안은 학업을 계속할 것인가, 중단할 것인가를 두고 하나님께 부르짖기도 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아니라 노력과 능력의 차이임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극복하지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지금은 모두 은퇴하여 한 달에 한번 씩 동창회(총신 신대원 62회 동창회)로 모이면 그 당시의 이야기로 꽃피웁니다. 부부 동반 모임이기 때문에 사모님들과도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 한국교회의 발전에 있어서 여성 사역자가 감당했던 독특한 공헌들과 앞으로의 사역의 방향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제가 1997년에 「신학지남」에 “한국교회에서의 여교역자의 역할에 관한 연구”(제64권 1집, 21-50)라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논문을 찾아서 읽어 보시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여성사역자들은 한국교회 발전의 기초석이었습니다.

여성 사역자의 주된 임무는 심방과 전도, 교인 관리였습니다. 이것이 바탕이 되지 않고는 교회성장이 불가능합니다. 여성 사역자들은 사역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대응책이 있어야 합니다.

여성 사역자에 대한 헌법적 보장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에 총회 헌법을 전면 개정한다고 하는데 이 문제가 고려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여성 사역자의 처우 문제가 개선되고 은퇴 후 문제에 대한 방안도 강구되어야 합니다. 여성 사역자의 처우문제는 1997년에 발표한 제 논문과 현재의 상황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을 줄 압니다.


⁕ 현재 총신 신대원에서는 많은 여원우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원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고 사명감에 불타서 신대원에 입학한 여원우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제가 당시에 천사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고 입학했던 신학교가 연약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갈등하고 고민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었던 것처럼, 여러분들도 학교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진로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고민과 막막함이 많을 것입니다.

50 여 년 전에는 3명의 여학생이 입학해서 버스 종점인 숭실대학 앞 로타리에서(그것도 눈이 올 때면 장승배기 부근 로타리가 종점이 됨) 장화를 갈아 신고 비포장된 도로를 걸어서 헐덕고개를 넘어서 사당동으로 등교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난방도 안 된 교실에서 5월까지 겨울 코트를 벗지 못하고 수업을 받았습니다. 여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마음 놓고 질문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자들은 잠잠해야 하는 분위기였으니까요. 여학생들은 봉사부장 외에는 맡을 것이 없었습니다. 참고로, 학교 행사나 총동창회 모임에 참석해 보면 참석자에게 주는 기념품은 항상 넥타이와 박클(허리띠)이었습니다. 여학생이나 여동문을 배려하는 기념품은 없지요. 가져가서 남편 목사님 주라고 하지요. 이것이 제가 경험한 총신 신대원의 분위기입니다. 지금은 어떠합니까? 여원우들께 다음과 같이 부탁드립니다.

첫째, 소명감을 분명히 하십시오. 신학공부는 취직의 방안이나 결혼을 위한 길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헌신하는 제자의 길입니다.

둘째, 전문가가 되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과정에 여성 사역자들을 위한 과목이 개설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교수회에 건의 하셔야 합니다. 신대원에 여교수가 없기 때문에 남자 교수들은 여성 사역자들을 위한 과목의 필요성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이외에 원우들도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담임목사의 비서 아닌 비서 노릇을 하려면 신대원을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합니다. 신학은 하나님을 향한 학문이며 하나님의 관점에서 세상과 사물을 보는 렌즈입니다. 이런 신학공부를 바탕으로 각자의 적성에 맞는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셋째, 건강관리와 인간관계에 유의해야 합니다. 가장 평범한 말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사역을 할 수 없습니다. 이단도 회개하면 사역할 수 있고 범죄자도 회개하면 사역을 할 수 있지만 건강을 잃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하나님과 사람에게 진실한 관계정립이 안되면 사역을 할 수 없습니다. 일시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영원한 거짓은 통할 수가 없습니다. 전인격적인 성숙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 가운데서도 지도자가 되려면 사회성 발달을 통한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소란’을 통해 여원우들의 정체성 정립과 앞으로의 바른 진로 형성을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뉴스포커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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