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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은 없나니 성자도 없다”

[ 2023-03-03 09:26:07]   

 
 오래전 본지에 단 한분의 의인이신 모 씨라는 글을 소개한 바 있다. 통합측의 한 모 목사를 가리켜 사람들은 “그분은 의인 같다.”라고 했고, 심지어 “성자”라고도 칭하곤 했다. 뿐만 아니라 의례히 한국교회의 대표자라는 명예는 그분이 몽땅 독차지했던 것도 기억한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이 국가적 행사나 사사로운 일이 있을 때에 그분을 즐겨 모셨고, 그분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기독교계를 대표하여 발언권을 행사하곤 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 교계 내 어느 단체, 어떤 모임이든 자연스럽게 그분의 이름이 맨 먼저 거명되고, 또 그분을 고문이니 총재니 혹은 대표니 아니면 한국교회의 대표 원로목사니 하면서 추켜세웠고, 심지어 어떤 대학교에서는 그분의 기념관을 잘 지어놓고 그분의 행적을 진열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온 한국이 우러러보던 그분이 말년에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면서 그분이 평생에 사석에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방언들을 마구 쏟아내었다는 안타까운 일화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그분이 휴양하고 있던 곳에서 말을 열기만 하면 그분이 8,90년 살아오면서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보이는 비속어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추앙받던 성직자로서, 목회자들의 대표자로서 자리매김했던 그분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불유쾌한 언어, 민망한 속어들이 마치 방언 터지듯 그렇게 쏟아내었다니 어디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이었던가.
 
현대인들이 많이 걸리는 당뇨병에 걸리면 종종 지금까지 숨어있던 약한 부분이 결합되어 합병증이라는 것을 얻게 된다. 그러하듯이 알츠하이머가 성직자 그분에게 총공세를 한 것이리라.
 
병들어 봐야, 절박한 궁지에 몰려봐야 참 의인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특이 병증에 함께 나타나는 합병증처럼, 영육이 피곤할 때에 과연 성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우리는 늘 자신을 돌아보고 깨어있어야 한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깨끗한 척, 잘난 척 할 까닭도 없고 그렇게 자신을 포장하려 애쓰지도 말아야 한다. 다만, 하나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겸손함을 잃지 말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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