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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의 6.25 참전기 (4)

[ 2020-09-01 09:51:56]   

 

'하나님 한번만 살려주이소'

 

다음의 글은 6.25전쟁 70주년에 국방일보에서 70년 전 학도병 참전사를 찾아 그때의 전황을 듣는 시간으로 20205256.25참전 학도의용군기념사업회 회장이며 1950811일 포항전투 생존자이며 3사단 학도의용군 회장인 김만규 목사를 통해 증언된 내용입니다(역자주).

 

인민군 여자 장교가 총살된 뒤 포로수용소에는 냉냉한 살기가 감돌았다. 학도병 조성태가 들은 말로는 내일 포로들을 모두 총살한다고 했다.

내일은 1950820일로 우리가 포로 된 지 10일째 되던 날이었다. 그날 밤(819)에 포로들에게 세 번째 주먹밥이 공급되었는데 시커먼 토종 된장에 푸른 고추 2개가 전부였다.

그런데 조성태가 보이지 아니했다. 내일 총살한다는 소식을 전한 학도병인데 그날 밤에 해방동무 임시수용소를 탈출한 것이다. 조성태가 탈출한 방법과 탈출구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포로 1명이 없다고 인민군 경비대는 비상이 걸렸다. 그리고 인민군들에게 따발총 실탄 2클립이 배당되었다.

대개 한 클립에 50여 발이 들어간다면 인민군 한 사람에게 100여 발의 실탄이 지급된 것이다.

그날 밤은 몹시 무더웠다. 입고 있는 옷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땀에 젖은 옷에서는 퀴퀴한 냄새가 났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옷은 여름 모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인정사정 모르는 여름모기는 윙윙 소리를 내며 불쌍한 포로들을 괴롭혔다.

기계면 미현동 산중턱의 모기는 드라큘라보다 더 무서운 흡혈귀로 변하였다. 이곳저곳에서 딱딱 모기를 잡는 소리를 들으며 1950819일이 지나고 820일 아침이 밝았다.

 

우리 앞에 수용소 경비병들이 보충되고 괴뢰군들이 만지는 총기와 뚜르레기(PPSH. 1941년 소련이 개발한 기관단총. 따발총으로 박스 또는 드럼 탄창을 사용함) 탄창을 보충하는 것을 보고 누군가 '이제 끝장이야.'라고 말했다.

괴뢰군은 무기를 점검하고 밧줄을 가지고 왔다.

'동무들, 이제 해방동무들을 이동할 것이니 5명씩 조를 만들기요.'라고 하고는 밧줄로 5명씩 1조로 손을 묶었다.

그리고 '꼬마동무부터 날 따르기요.'라고 하면서 5명씩 줄에 묶어 미현동 뒷산 골짜기로 발길을 옮겼다.

 

이곳저곳에서 포로들이 '우에되노'(어떻게 되느냐), '정말 이동하는기가(것인가)?'라고 묻기도 하고 나와 같이 묶인 안영걸 형은(학도병이었고, 6.25당시 서울농대 수의과 학부 재학) ', 만규야! 이제 죽을 것 같다.'라고 하면서 눈물로 얼굴을 적셨다. 나도 모르게 왈칵 울음이 터졌다. '아이쿠 엄마 나죽어!' 하면서 울음보를 터뜨렸다. 옆에 따르던 괴뢰군이 '동무 무스게요. 울긴 왜 울기요.'하면서 아무일 없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우리 일행 130여 명이 다다른 곳은 뒷산 고지 위였고 벌써 여기저기 구덩이가 파였는데 그것은 방공호가 아니라 분명 사람을 묻기 위한 구덩이였다. 우리를 고지로 데려온 해방동무 임시수용소 소장 대좌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 동무들. 그동안 해방동무 수용소에서 고생이 많았수다. 이제 동무들은 고향에 가서 부모님을 만나기요.' 라고 했다.

그러면서 호위 괴뢰군들에게 '위대한 인민군대는 김일성 장군의 작전명령을 수행하기요.' '사격조준이요.' 하더니 하나, 둘을 세기 시작하였다.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순간에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기도해 보자는 생각에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하늘로 들고 '하나님 꼭 한번만 살려주이소.'라고 속으로 울부짖었다.

 

따발총을 든 괴뢰군이 ''하며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라, '' 하면서 호주댁 비행기(F94. '호주댁'이란 오스트리아 출신 프란체스카 여사를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으로 잘못 알고 부른 별칭. 호주에서 온 미군전투기를 이렇게 불렀다)가 사형집행장 상공에 날아오니 '' 하려던 대좌가 '항공' '항공'하면서 구덩이에 숨어라는 것이었다.

비행기는 먼저 해방동무 임시수용소를 네이팜탄으로 불바다를 만들고 고지 주위를 선회하면서 위협사격을 가하니 꼼짝없이 구덩이에서 숨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비행기가 떠나가니 이내 '동무들 나오기요.'하는 그 순간 나는 "하나님 '한번만' 이라고 했는데 무심합니다."라고 원망하였다.

그때 갑자기 억수 같은 소낙비가 우리 일행이 있는 고지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바로 앞산도, 옆에 있는 다른 산에도 비가 안오는데 포로 사형집행장인 고지에만 쏟아졌다. 그곳은 영천과 영덕 사이에 있는 '보현산'이었다.

 

6.25전쟁 후 20여 년이 지날 즈음 대구서현교회에서 사형집행장의 일을 간증할 때 그 당시 대구고등성경학교에 다니던 여학생이 나에게 와서 '김선생님, 제가 기계면 미현동 이씨들 가문에 있었지요. 참으로 이상했어요. 그날 바로 포로들을 사형하려던 그 산에만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것 같았지요.' 하면서 나의 간증을 확인하여 주었다.

 

구덩이에서 나온 포로들을 총살하려던 괴뢰군들은 억수같은 소낙비에 '오늘은 재수없는 날이요.' 하더니 총살집행을 중지하고 하산하자는 것이었다.

'하나님 한번만.' 이 말은 생명이 경각에 달렸을 때 부르짖는 나의 일생 최대, 최고, 최상의 기도였으니 여기에 생과 사가 있었고, 구원받음과 버림받음, 천국과 지옥이 그 한 마디에 다 내포되어 있기에 나는 지금도 '하나님 한번만.' 하던 그 순간을 생각하며 새 힘을 얻곤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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