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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망각

[ 2020-06-04 14:11:01]   

 

우리 사회는 '기억'이라는 단어로 도배되고 있다. 여기에 반대개념인 '망각'을 생각한다. '기억과 망각', 어쩌면 반대개념이 함께 있는 것이 문제의 단초이다.

지난 57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이후 정의기억연대(약칭 '정의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부실 운영 사례가 연일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한 시민단체의 운영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하는 '피해자 중심'인 줄 알았는데 '단체 중심'으로 운영되어 본질에서 빗나간 모습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정의연이 지난 30년간 '위안부' 문제를 통해 일본의 배상과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운동을 벌인 공헌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러나 그 공로가 여러 가지 부실을 덮고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연일 폭로되는 보도를 보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과장인지 헷갈리게 한다.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었으니 그 전말이 드러나리라고 보지만 정말 아쉽기 그지 없다.

시민단체의 생명은 도덕성이다. 도덕성이 상실되면 그 단체의 외침은 소리없는 메아리에 불과하다. 그런데 정의연은 도덕성에 결정적 타격을 입었다. 왜 이런 상태가 되었을까? 분석자에 따라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오고 있으나 몇 가지 점에 주목한다.

첫째, 운영의 미숙이다. 보도에 의하면 정의연은 지난 30년간 이른바 '1인 체제'로 운영되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관례'라는 이름으로 '부실'이 나타나고 절차가 무시되는 현상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의 말처럼 '동호회보다 못한 운영'이 되고 말았다. 문제가 처음 제기되었을 때 정의연에서 '공정하게 외부 감사를 받자'고 하여 수습해야 하는데 '우리가 왜 감사를 받나'라는 식으로 대응하다가 입장을 바꾼 미숙함이 나타난다.

둘째, 정치화이다. 이 운동의 대표적 인물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문제가 발생하자 그는 '숨소리까지 탈탈 털린 조국이 생각난다'고 하였고, 여당 국회의원들은 '친일'이라고 소리쳤다. '위안부' 문제를 주 이슈로 하는 시민단체의 운영 부실 문제에 왜 조국이 등장하고 친일이 나오는가? 시민단체 그것도 위안부 인권운동 단체이지 정치 단체가 아니지 않는가?

셋째, 성역화이다. 할머니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아니다. 고 심미자 할머니 등 7명의 피해자가 1995년에 합의한 바 있고, 심 할머니는 2004년에 고소까지 한 바 있다. 그런데 왜 조용했을까? 그 운동은 '하나의 성역'이기에 누구든지 건드리면 '친일파'가 되는 '권력'이었기 때문이다.

속히 문제가 밝혀지고 바른 운동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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