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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 신앙 ③

[ 2018-02-28 10:16:23]   

 
한국 순교자에 대한 역사적 고찰
 
김남식 박사
(한국장로교사학회 회장)
2. 순직자 선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순직자는 순교자보다 다른 차원에서 선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사전적 의미로 순직(殉職)은 업무(業務) 중 사망하는 경우를 말한다. 업무 중이란 말이 대단히 포괄적이기 때문에 순직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순직을 잘못 규정하면 그 원래의 의미가 무색해질 수 있다. 어떤 교단에서는 일반적으로 '교회 봉사 및 선교업무를 수행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죽은 경우'를 전제로 규정을 정하고 있다.라고 하지만 교회사적 혹은 성경적으로 순직에 대한 사례는 찾을 수 없다. 순직자에 대한 규정을 정하기 위해서 우선 직분에 대한 범위가 고려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순교자는 직분과 무관하게 적용되지만 순직자는 직분을 가진 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중 발생한 경우를 두고 선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업무를 수행하는 중 발생한 경우를 두고 선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업무의 종류에 대해서도 선별을 해야 한다. 그래서 순직자를 선정하기 위해서 두 가지 요건이 설정되어야 한다.

첫째는 직분의 구분이고, 둘째는 업무의 구분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의 경우를 검토해 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경우는 소방관들이나 경찰관들의 순직에 대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일반 사무직을 맡은 공무원들의 경우는 찾을 수 없다. 미국에서 순직을 'line of duty death'는 특별히 소방관이나 경찰관이 비상시나 훈련 중 소방이나 경찰 업무(진화작업 등)를 수행하다 죽은 경우를 말한다. 미국은 연간 100명의 소방관 순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도된다. 경찰의 경우 2016년 통계는 135명이 순직했다. 소방관의 경우는 진화작업 중에 순직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경찰관인 경우에는 총살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통해서 보면 미국의 소방관과 경찰관의 순직은 현장에서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경우를 두고 순직이라 한다.
그래서 교회에서 순직자를 선정하는 경우에도 엄정한 규정을 설정하여 매뉴얼에 따라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선정 요인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순직자 구분에 필요한 사항은 교회의 직분이다. 교회의 직분은 다양하다. 유치원과 주일학교 교사로부터 목사 장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분자들이 있다. 이들 중 성직자와 평신도로 구분된다. 평신도 직분자는 유치원 교직원, 주일학교 교직원, 중고대학부 교직원 그리고 집사, 권사, 장로로 구분된다. 성직자는 전도사, 강도사, 부목사 그리고 목사 등으로 구분된다. 그 외에 사찰과 교회 차량 운전자들도 있다. 그래서 이들 모두를 직분자로 포함할 것인지 아니면 어느 직분자까지 순직자로 포함할 것인가를 선정해야 한다.

둘째로 순직자 선정에 필요한 사항은 업무 구분이다.

평신도나 성직자의 업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경우인데 업무의 종류와 사망한 경위를 파악해서 선정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목회자가 심방 갈 때 차량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와 교회 차량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이다. 또 목회자가 강단에서 예배 중 설교하다 사망한 경우와 주일학교 교사가 사망한 경우 등이다. 그리고 선교사가 사역하기 위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나 교회 건축하다 사망한 경우 등 다양한 경우에 대한 선정 기준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김은국의 소설 순교자를 기억한다. 순교자의 기본 줄거리는 이렇다. 북한 공산당에 체포된 14인의 목사 가운데 12인이 625전쟁이 발발한 당일 처형되고 2인이 살아남았다. 나중에 평양에 진입한 남한군 당국의 수사결과, 당초 예상과 달리 12인의 목사는 공산주의자들의 고문에 굴복하여 비굴하게 처신했으며, 죽음 앞에서 신을 원망하고 부정했다는 사실이 들어났다.
살아남은 두 명의 목사 중 신 목사만 굴복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신앙을 지키면서 버틴 유일한 인물이었다. 공산주의자들이 신 목사의 용기에 감복한 나머지 그를 처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사실 신 목사는 평생 신의 존재와 신의 정의를 회의하고 부정하면서 고뇌해온 인물이었다. 심지어 아이를 잃어 비탄에 잠긴 부인에게 내세를 부정하는 등 목사인 자신의 󰡐무신앙󰡑을 고백한 적이 있었고, 부인은 충격을 견디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
한편 신 목사의 생존을 수상쩍게 여긴 신도들은 그를 배교자인 유다로 몰면서 집 앞에 몰려가 비난하고 괴롭히기도 했다. 그런데 의외로 신 목사는 군당국과 교회가 주도한 합동추도예배나 부흥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이 신을 배반한 죄인인 것을 참회하면서 12인의 목사를 순교자로 찬양하는 데 앞장선다.
심지어 나중에 중국군의 참전으로 국군이 평양을 철수할 때, 신 목사는 주위의 권위를 뿌리치고 평양에 남는다.
후일 남으로 온 피란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도처에서 신 목사를 보았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그의 최후는 사람들의 눈에 목격되지 않는다.
'순교는 인간이 아니라 절대자가 증인이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순교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단지 허영에 불과할 뿐이다' 신앙이 없는 신 목사, 그는 과연 순교자가 될 수 있을까.

. 한국교회의 순교의 역사

1784
년에 한국의 한 젊은이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세례를 받음으로 한국 가톨릭교회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그 백년 후인 1884년에는 미국북장로교 의료선교사인 호레이스 알렌(Horace N. Allen)이 입국하여 한국 개신교 선교를 시작하였다.
그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교회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성장하였다. 한국교회의 성장은 수적 팽창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밖으로는 세계선교, 안으로는 민족복음화를 통하여 정의 구현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러한 역사적 시점에서 한국교회의 다른 한 부분, 즉 한국교회의 수난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교회의 성장은 '수난과 부흥'이라는 성경적 구속사 유형을 그대로 적용시킨 모델(model)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연구 방법론이 있다. 지금까지 연구되고 있는 것은 선교사적 방법, 민족 교회사적 방법, 민중 교회사적 방법, 실증주의 연구 방법, 구속사적 방법 또는 복음주의적 방법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모두들 장단점이 있기에 어느 하나를 유일한 방법론으로 주장할 수 없다.

1.
수난의 탐구

한국교회의 역사를 수난사의 측면으로 고찰하려는 연구자의 의도는 다음의 몇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 '순교자의 피는 기독교의 씨다'(Sanguis Martyrum Semin Christianorum)라고 한 터툴리아누스(Tertullianus 160?-222? AD)의 말처럼, 순교자들의 피가 한국교회 성장에 '썩어진 밀알'(12:24)의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영광의 뒤안길에 감추어지기 쉬운 뼈아픈 수난의 역사를 재정리하고자 하는데 있다. 연구자의 이러한 의도와 비슷하게 이 분야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분들이 있으니, 그분들의 연구에 대하여 감사하며, 후학의 한 사람으로 선배들의 미비된 부분을 보완하고, 하나의 체계를 형성하려고 한다.

둘째, 자라나는 세대들이 한국교회 수난의 역사에 대하여 너무나도 알지 못하며, 이들이 읽고 참고할 수 있는 자료들이 지나치게 빈약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선배들의 수난은 이제 '흘러간 옛 이야기'처럼 되었고, 오늘의 우리들에게 새로운 감동으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균형있는 성장과 아울러 한국교회의 내면에 흐르고 있는 순교의 신앙을 계승하고 새로운 역사의 창조자로서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구현하는 노력이 우리에게 있어져야 한다.
연구자는 지난 40여 년 간 한국교회사에 대한 책을 저술하고 또 강의해 오면서 이것이 한국 신학교의 교단에서 끝나는 과목이 아니라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에 '생명의 파도'와 같이 부딪치기를 염원하였다.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들과 평신도들이 우리의 '뿌리'를 찾는 계기를 마련해야겠다는 자세로 이 글을 엮어 나간다.

셋째, 한국교회의 성장에 대한 소문은 어떤 의미에서 과잉 홍보되어 있다. 많은 외국 학자들이나 그리스도인들에게서 한국교회 성장에 관한 질문을 받았고, 또 이에 대한 그들의 찬사를 들은 바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수난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수난과 부흥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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