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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새로운 삶이 되어 (2)

[ 2020-12-29 17:06:40]

 

고마운 분들

 

 

'나는 네가 순종할 것을 확신하므로 네게 썼노니 네가 내가 말한 것보다 더 행할 줄을 아노라'(빌레몬 1:21)

 

사도 바울이 감옥에 있으면서 빌레몬에게 쓴 편지의 한 부분이다. 이 말씀을 읽으며 내가 말한 것보다 더, 그 이상을 행하였던 분들이 떠올랐다.

내가 목회하는 동안 처음으로 장로님이 되신 이종학 장로님은 바울이 빌레몬을 일컬어 '내가 원하는 것 이상으로 행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듯 나에겐 빌레몬 같은 분이다. 초신자 때부터 철저하게 순종하는 것을 실천하신 분으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듯 주의 종의 말에는 무조건 순종하셨다.

아무리 어렵고 힘이 들어도 주의 종의 말은 하나님의 대변자라 하는 마음으로 이유도 달지 않고, 따지지도 않고 묻지도 않고 순종해 주셨기에 교회를 두 번씩이나 건축하면서도 큰 문제없이 은혜롭게 지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전을 건축하고, 재정이 너무 어렵고 힘들 때 지출할 건 많고 독촉장은 빗발치고 신경이 날카로웠던 나를 향해 장로님은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목사님, 힘드시더라도 조금만 더 참으십시오.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장로인 제가 부족해서 큰 힘이 되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렇게 위로의 말씀을 해주시는 장로님에게 오히려 내가 미안하고 죄송했다.


지금 이곳
'만남의교회'로 오시면서 재정을 보호하시려고 사찰 일을 자청하시며 도맡아하셨다. 3층이나 되는 성전 청소 일을 혼자 감당하시면서 15년간 헌신하셨다.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불평 한 마디 없이 청소하시는 모습을 보면 고마운 마음을 지나 미안한 마음만 가득할 뿐이다.

매년 회의 때마다 성전 청소 일을 청소업체에게 용역으로 맡기자는 의견이 나오곤 하지만 이 장로님은 자진해서 나서서 그럴 필요 없다며 계속 본인이 하겠다고 하시기에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이제 그만큼 하셨으니 청소 일만은 내려놓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청소용역비로 지출될 돈을 절약하여 아프리카 신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헌금으로 드리고 있으니 장로님에 대한 감사를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새벽기도 시간에도 제일 먼저 나와 교회 문을 열어 놓으시고 냉난방 관리를 하시면서 새벽에 오시는 성도님들을 섬긴다
. 교회 구석구석 장로님 손길이 안 가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교인들이 이런 사실을 알며 존경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로님은 전국에서 한 분밖에 안 계실 듯싶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깊이 이해할 때 생겨나는 듯하다
. 계모는 남의 속에서 나온 자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사랑이 없는 스승은 제자를 바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요, 부부 사이에도 깊은 애정이 없는 것은 아직도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해서 오는 부작용이라 생각된다.

이 장로님은 목사의 모든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모든 것을 이해하고 알고 계시면서 지극한 사랑을 가지고 섬겨오신 분이다. 알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실천함의 모범을 보인 분이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히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떤 권사님은 심방 다닐 때 타고 다니라고 하면서 좋은 승용차를 구입하여 교회 마당까지 가져다 놓으셨다
. 그 당시에는 승용차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는데, 내가 이 차를 타고 괜찮은 것인지 수도 없이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나 고맙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삐삐(통신수단)가 나왔을 때는 제일 먼저 목사님 삐삐를 사왔다고 하면서 갖다 주신 적도 있다. 핸드폰이 나왔을 때도 제일 먼저 손에 들려주셨던 분, 하나님 섬기는 마음으로 주의 종을 섬겼던 권사님 또한 지금 빌레몬과 같은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 외국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느냐며 매년 한 달 넘게 잣죽을 끓여 아침마다 섬겨주셨던 이순복 권사님도 잊지 못한다. 이 권사님을 통해 어머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새벽이면 일찌감치 나오셔서 부족한 종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지금도 변함없이 자상하게 섬겨주심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땐 나누고 싶어했고, 좋은 구경을 가면 함께 가고 싶어했던 진심이 나로 하여금 가슴 찡하게 만들었던 많은 분들이 계셨고, 대접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형편이 여의치 모새 그렇게 하지 못했던 분들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또한 그 사랑이 감사하다.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뿐이라면 어쩌면 가장 불쌍한 분들이요, 가장 미련한 분들이었으리라.


그러나 성도라면 알아야 한다
.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나는 날마다 죽노라'라고 고백했던 사도 바울이 미련한 자가 아니요, 불쌍한 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날이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말이다.


대구 김승천 장로님은 매해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시는 고마운 분이다
. 지금까지 한 번도 챙겨주지 못한 나를 대신해 결혼기념일 때마다 꽃다발과 선물을 챙겨주어 아내는 김 장로님을 정말 좋아한다.

그뿐만 아니라 1년이면 몇 차례씩, 떨어질 만하면 홍삼을 보내주셨다. 우리가 은퇴한 후에도 그 선물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으니 더욱 더 고마운 마음뿐이다. 정말 대단한 것을 넘어 거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사명감으로 섬기시는 것 같아 송구스럽기까지 하다.

선지자의 이름으로 냉수 한 그릇을 대접하는 사람은 선지자의 상을 받으리라 말씀하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큰 아들 내외가 의사로서, 아버지의 신앙을 따라 의술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을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둘째 아들 또한 미국에서 공부하고 귀국하여 결혼을 하고, 이후 아내와 함께 큰 일을 감당하는 듬직한 대한의 기둥으로 사용되고 있어 그 또한 감사한 일이다.


김석진 장로님은 포이동교회에서
1호로 등록했던 세상에서 갓 태어난 성도였다. 믿음 좋은 아니 서송주 권사의 눈물의 기도가 그를 장로 되게 하셨고 이 자리에 있게 하심을 감사한다.

구수한 농담으로 늘 교회 분위기를 좋게 하려 애쓰시고, 내가 맏형과 나이가 같다면서 각별하게 챙겨주었다. 나 또한 김 장로님을 동생처럼 생각해서 때로는 책망할 때도 있었고 듣기 싫은 소리를 한 적도 있지만 얼굴 붉히지 않고 이해해주며 잘 따라주니 정말 고마운 분이다. 교회버스 운행으로 교우들의 발이 되어주니 그 상급 또한 크리라 믿는다. 김 장로님과 가정 모두 옛이야기를 하며 감사할 때가 분명 있으리라.


장경렬 장로님은 포이동교회에서부터 열심히 충성하신 나의 오른팔과도 같은 분이시다
. 별로 말수도 없으면서 목사의 의중을 헤아리면서 자기 자리를 지키며 바위처럼 서 있는 사람이다.

안산에 사시면서도 주일이면 일찌감치 교회에 와서 차량 봉사로, 안내로 수고하셨는데 요즘 당뇨로 몸이 좋지 못해 날마다 내 기도 제목이 되고 있다. 참으로 안쓰러운 마음이다.

다행히 아내인 정숙자 권사가 전도사가 되어 심방하며 장로님의 몫까지 헌신하고 있어 감사하다. 비록 아들을 낳게 해달라는 기도에도 불구하고 셋째까지 딸을 낳았지만 아들 몫을 감당하는 세 딸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있으리라 의심치 않는다.


윤희관 장로님은 총각 때 포이동교회 지휘자로 오게 되었다
. 지금 󰡐만남의교회󰡑까지 20년이 넘도록 성가대 지휘자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또 한 분의 바위처럼 듬직하신 분이다.

믿음 좋은 아내를 맞아 두 딸과 함께 오순도순 사는 모습은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다. 윤 장로님이 하는 사업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송기철 장로님은 양재동의 포이동교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말을 하며 떠날 때에도 교회를 지키신 분이다
.

한때는 아내인 홍 권사님과 함께 월요일마다 목사님을 위한 기도회에 꼭 참석하시면서 기도하는 장로의 본을 보이신 분이다.

노후에 두 분이 건강하게 근심걱정 없이 살아가시길 기도한다.


김용달 장로님은 오랫동안 야구에 몸담아 오신 한국 야구의 역사적인 존재로 운동이 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밴
, 반듯하고 신사적인 분이다. 시간이 없어 교회 봉사가 어려워도 작은 시간이라도 주일 아침이면 주차봉을 들고 주차관리의 봉사로 교회를 섬기신다. 나의 막내사위의 첫 인상이 김용달 장로님을 닮아 사위가 되는데 많은 점수를 얻었을 정도로 우리 가족들에겐 멋진 장로님으로 기억되는 분이다.

아내 배정자 권사님은 중고등부 부장으로 20년 가까이 봉사하고 계시며 앞에 나서기보다는 그늘진 곳을 살피시는 교회의 숨은 일꾼이시다. 친정어머님을 얼마나 잘 보살펴 드리고 효도하시는지 다른 분들이 말하기를 천사 같다고 말한다.


이정제 장로님은 포이동교회에서부터 김미숙 권사와 함께 신혼 때부터 한결같이 섬겨오신 분이다
. 항상 총각같아 보이고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장로의 직분을 잘 감당하기 위해 애쓰는 듬직한 나의 동역자이다.

작은아들 민기가 신학교를 가면서 내외의 믿음이 더욱 더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것같아 흐뭇하기까지 한다. 말씀대로 살려고 애쓰는 부부를 볼 때 나의 목회생활의 열매같아 큰 위로와 기쁨이 되는 분들이다.


배충현 장로님은 대구에서 직장 때문에 상경했던 총각인데 젊어서부터 믿음의 싹이 잘 자라 젊은 나이에 장로로 세워 지금까지 순종의 본을 보이시는 분이다
.

믿음 좋은 아내 안은자 집사와 함께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서게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내가 사람을 잘 알아본 것같아 기쁘다. 두 딸로 하여금 가문의 영광,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는 삶이 되기를 기도한다.

 

정평수목사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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