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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도 치매(癡呆) 걸렸는가? (중)

[ 2020-10-23 14:40:43]

 

치매에 걸리면 방향 감각이 상실되어 목적지가 어딘지도 알지 못하고 무조건 걷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하여 외출할 때는 집을 잘 나갔는데 돌아올 때는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고 헤매다가 결국은 영영 자기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가족들을 애태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신문에 이런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광고를 볼 수 있고, 길거리에서 치매 걸려 집 나간 노인을 찾는다는 애타는 가족들의 현수막을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생활에 여유가 있는 분들은 찾아주시면 후한 사례를 약속하기도 하니, 가족의 심정을 모르는 사람 중에는 사례만 노리고 거짓으로 전화하여 가족을 두 번 울리는 일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오늘의 기독교인 중에는 어디로 가야 천국에 이르는 바른 길인지도 모르고 분명한 방향을 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며 무작정 천국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수 그리스는 말하기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라갈 자가 없느니라.”라고 하셨다. 그리고 주님은 나를 따르라.”라고 하셨으니 이 길이 바로 천국 가는 올바른 길이다.

 

이렇게 천국 가는 길은 정확하게 오직 한 길밖에 없다. 예수만 따라가면,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이스라엘을 가나안으로 인도하시던 그분이 성도들을 공의와 사랑으로 영원한 안식처인 천국으로 곧장 인도하신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잊고 목사를 따르다가 실망하고 장로를 따르다가 실망하며 사이비 교주를 따르다가 천국은 고사하고 가산(家産)을 탕진하고 가정을 파괴하는 비극까지 당하고 결국 세상 나락으로 떨어져서 후회하며 기독교를 원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도 있다.

 

이는 무엇 때문일까? 천국 가는 길은 십자가의 길이기 때문이다. 주님은 너희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짊어지고 나를 따르라라고 하셨다. 그런데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라는 말씀은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영광의 길만 생각하고 향락의 마취제를 맞고 고통 없는 길을 선택하며 환각제라도 먹고 무지개 구름 위에서 두둥실 떠 있는 기분을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의 십자가는 벗어버리고 용서의 십자가도 벗어버리며 고통의 십자가는 더욱 멀리하는 형편에 처해 있는 것이 기독교인의 현실이다.

 

천로역정에 나오는 기독도가 장차 망할 성을 떠날 때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던 것은 뒤에서 붙드는 세상 인정과 부귀영화와 가족의 만류가 천성으로 향하는 길을 가로막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뒤에서 붙잡는 세상 유혹을 뿌리치고 끝내는 천성을 향하여 걷기 시작하였다.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름을 받고 배와 그물과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갔다. 그렇다고 기독교인이 가족과 모든 것을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십자가를 짊어지고 천성 길로 향하라는 것이다.

 

기독교인의 타락은 십자가를 벗어놓는 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기독교는 영생의 종교이고 생명의 종교이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전제로 출발하였다. 그런데 자기희생을 거부하고 자기 유익만 추구하는 목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는 자체가 희생을 망각하고 십자가의 길을 잊어먹었다는 치매 상태라는 것이다. 예수께서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아니하면 싹이 나지 않는다. “라고 한 것은 기독교인은 자기희생을 해야 결과적으로 신앙의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세상 죄를 짊어지시고 세상을 떠났을 때 십자가의 도를 모르는 사람인 군병들은 주님이 희생하신 의미는 전혀 모르고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여 예수의 옷을 나눠 가지고 통째로 된 옷은 나눌 수 없으니 제비를 뽑았다. 이들은 십자가를 지시고 돌아가신 예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예수가 돌아가신 일로 인하여 자신들에게 물질적인 이익을 취할 기회로 삼았다. 이것이야말로 치매 걸린 기독교인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뿐 아니다. 예수님 당시 무리 중에 한 사람이 선생님 내 형을 명하여 유업을 나와 나누게 하소서 하니 이르시되 이 사람아 누가 나를 너희의 재판장이나 물건 나누는 자로 세웠느냐 삼가 모든 탐심을 물리치라 사람의 생명이 그 소유의 넉넉한 데 있지 아니하니라.”라고 하시면서 간접적으로 그의 어리석음을 책망하신 적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예수를 믿는 목적이 물질의 복이나 받고 병이나 고치고 부자 되는 데 목적을 두었다면 이는 기독교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치매 걸린 기독교인이다.

 

그래서 주님은 그와 같이 치매 걸린 기독교인들에게 일침을 가하시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는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라고 하셨다. 이는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는 것이 정상적인 기독교인이라는 말이고 그렇지 못할 때는 기독교의 원리를 잊어먹은 치매 걸린 기독교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천성 길을 향하여 걸어가는 바울은 말하기를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라고 하였다. 그리고 하는 말이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이는 아무나 십자가를 질 수 없지만, 하나님이 능력 주시면 그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 걸어가신 뒤를 따라갈 수 있다는 말과 같다. 그리하여 바울은 세상에서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라고 하였다. 십자가는 고통의 십자가인데 그 고통을 당하면서도 왜 십자가를 자랑했을까? 이는 생명의 길로 가는 바른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의 기독교인들은 십자가는 용달차에 실어 보내고 자신은 자가용 타고 십자가 지고 가시는 주님의 뒤를 따르는 자들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것이야말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말씀을 잊어버린 증거가 아닌가? 정녕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 걸린 것이 분명하지 아니한가? 변명의 여지가 없으니 성령의 처방을 받아 하루 속히 치매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기독교인으로 살자. 십자가 지고 주님 걸어가신 뒤를 따라가는 정상적인 기독교인이 되어야 건강하고 정상적인 기독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윤근 목사(본보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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